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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여행,레저

하루 10곳? 이제 그만, 2025년엔 ‘느리게’ 여행한다

by 첫시작 2025.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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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여행 다녀와서 이런 생각 해보신 적 없나요? “분명 여행 갔다 왔는데 왜 이렇게 피곤하지?” 저도 작년에 유럽 여행 갔다가 완전히 탈진해서 돌아왔거든요. 파리에서 에펠탑 가고, 루브르 박물관 가고, 베르사유 궁전까지… 하루에 4~5곳씩 돌아다니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사진은 엄청 많이 찍었는데, 정작 그곳에서 뭘 느꼈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나요. 그냥 “여기 갔었다”는 증거만 남은 느낌?

그런데 2025년 들어서 뭔가 달라지고 있어요. 힐튼, 익스피디아 같은 글로벌 여행 기업들이 발표한 트렌드 리포트를 보면, 올해의 핵심 키워드는 ’슬로우 트래블(Slow Travel)’이래요. 빨리빨리 많이 보는 게 아니라, 천천히 깊이 있게 경험하는 거죠. SNS 인증샷 찍기에 급급했던 우리의 여행 방식이 완전히 바뀌고 있어요. 오늘은 이 새로운 여행 트렌드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볼게요.

왜 우리는 여행에서 쉬지 못했을까요?

생각해보면 우리가 그동안 여행을 대하는 태도가 좀 이상했어요. 휴가는 ‘쉬러’ 가는 건데, 정작 여행 스케줄을 보면 쉴 틈이 하나도 없었잖아요. 아침 7시에 일어나서 밤 10시까지 꽉꽉 일정을 채워 넣고, “이거 못 보면 억울해!” 하면서 발품 팔았죠.

제 친구는 지난여름 일본 오사카 갔다가 하루에 교토, 나라, 고베를 다 돌았대요. 아침 6시에 일어나서 밤 11시에 숙소 돌아왔다고 하더라고요. 그러고는 “다음 날 너무 힘들어서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있었어” 이러는 거예요. 그게 무슨 여행이에요?

왜 이렇게 됐을까요? 전문가들은 SNS의 영향이 크다고 해요.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핫플’을 찾아다니고, ‘인생샷’을 건지기 위해 명소를 돌아다니다 보니 정작 그 순간을 온전히 즐기지 못한 거예요. 그리고 비싼 돈 들여 온 여행인데 “최대한 많이 봐야 본전이다” 하는 심리도 한몫했고요.

그런데 코로나를 겪으면서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었어요. 진짜 쉬고 싶다는 욕구가 커진 거죠. 2025년 힐튼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여행객 5명 중 1명이 휴가 중에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있는 것’을 즐긴다고 해요. 스코틀랜드 표현으로 ’허클-더클링(Huckle-Duckling)’이라고 하는데, 이게 이제 당당한 여행 스타일로 인정받고 있어요.

슬로우 트래블, 어떻게 하는 거예요?

슬로우 트래블은 말 그대로 ‘천천히 여행하기’예요. 하루에 한두 곳만 가거나, 아예 며칠간 한 동네에만 머무르는 거죠. 관광객이 아니라 그곳에 사는 사람처럼 여행하는 거예요.

예를 들어볼게요. 이탈리아 로마에 간다면, 예전 방식은 콜로세움, 바티칸, 트레비 분수, 스페인 계단… 이렇게 하루에 10곳을 돌아다녔어요. 그런데 슬로우 트래블 방식은 달라요. 아침에 동네 빵집에서 코르네토(이탈리아식 크루아상)를 사서 광장 벤치에 앉아 천천히 먹어요. 점심엔 현지인들이 가는 작은 트라토리아에서 파스타를 먹고요. 오후엔 목적 없이 골목길을 걸어 다니다가 예쁜 가게가 있으면 들어가보고, 피곤하면 카페에 앉아서 사람 구경도 하고요.

“그럼 유명한 관광지는 안 가요?” 하실 수도 있는데, 가긴 가요. 다만 하루에 한두 곳만 가고, 그곳에서 충분히 시간을 보내는 거예요. 콜로세움에 간다면 빨리빨리 사진만 찍고 나오는 게 아니라, 그곳에 앉아서 2000년 전 로마 시대를 상상해보기도 하고, 근처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시면서 여운을 즐기는 거죠.

현지인처럼 살아보기

슬로우 트래블의 핵심은 ‘로컬에 융화되기’예요. 전 세계 여행객의 74%가 여행할 때 지역 주민의 추천을 선호한다고 하더라고요. 유명한 관광지보다는 현지인들이 진짜로 가는 곳을 찾는 거죠.

저는 최근에 제주도에 일주일 있었는데, 관광지는 거의 안 갔어요. 대신 숙소 근처 동네를 천천히 돌아다니면서 현지 주민들이 가는 시장도 가고, 동네 카페에서 책도 읽고, 해변에서 멍하니 바다만 보기도 했어요. 그런데 그게 훨씬 좋더라고요. 제주도를 ‘관광’한 게 아니라, 잠시 제주에서 ‘살아본’ 느낌이었달까요?

실제로 이탈리아 사르데냐 섬 같은 곳이 요즘 주목받고 있대요. 로마나 베네치아처럼 유명한 관광지는 아니지만, 이탈리아 사람들이 오래전부터 휴양하던 곳이거든요. 2023년부터 2024년까지 미국 여행객이 90%나 증가했다고 해요. 사람들이 이제 진짜 쉴 수 있는 곳을 찾기 시작한 거죠.

디지털 디톡스, 핸드폰 내려놓기

슬로우 트래블과 함께 떠오르는 또 하나의 트렌드가 ‘디지털 디톡스’예요. 여행 가서도 계속 핸드폰 보고, SNS 올리고, 이메일 확인하고… 이러다 보면 진짜 여행을 못 즐기잖아요.

2025년 트렌드 리포트를 보면 흥미로운 통계가 있어요. 여행객의 24%가 휴가 기간 동안 소셜 미디어와 연결을 끊는다고 해요. 전 세계 여행객의 20%는 휴가 중에 뉴스를 거의 안 본대요. 이게 예전보다 훨씬 늘어난 수치래요.

영국에는 ’언플러그드(Unplugged)’라는 숙박 브랜드도 있어요. 아예 디지털 기기 사용을 제한하는 오프그리드 캐빈을 운영하는데, 2024년 예약이 전년 대비 25%나 증가했대요. 그래서 올해는 캐빈 수를 두 배로 늘린다고 하더라고요.

제 후배는 최근에 강원도 산속 펜션에 갔는데, 3일 동안 핸드폰을 거의 안 봤대요. 처음엔 불안했는데, 하루 지나니까 오히려 편하더래요. “잠도 잘 오고, 머리도 맑아지고, 진짜 쉰 느낌이었어요”라고 하더라고요.

물론 완전히 핸드폰을 안 쓸 순 없어요. 길 찾을 때도 필요하고, 필요한 정보 검색할 때도 있잖아요. 중요한 건 ‘의식적으로’ 사용을 줄이는 거예요. SNS 올리기 위한 사진은 줄이고, 그 순간을 눈에 담는 거죠.

나만의 디지털 디톡스 방법

여행 가기 전에 미리 규칙을 정해두면 좋아요. “식사 중에는 핸드폰 안 보기”, “하루에 SNS는 30분만 하기”, “사진은 한 장소당 5장만 찍기” 이런 식으로요.

그리고 숙소 선택도 중요해요. 와이파이가 잘 안 터지는 곳, 자연 속에 있는 곳을 일부러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인터넷이 느리면 자연스럽게 핸드폰을 덜 보게 되거든요.

천천히 가도 괜찮아요

2025년 여행 트렌드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더 이상 서두르지 않는다”예요. 많이 보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잘 느끼는 게 중요해진 거죠.


자, 정리해볼까요? 올해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다면, 욕심을 좀 줄여보세요. 하루에 세 곳 가려던 거 한 곳만 가보세요. 유명한 관광지 대신, 현지인들이 가는 곳에 가보세요. 그리고 핸드폰은 가방에 넣고, 그냥 그 순간을 느껴보세요.

여행은 경쟁이 아니에요. “나는 여기 갔었어”라고 자랑하기 위한 것도 아니고요. 진짜 나를 위한 시간이잖아요. 그러니 천천히 가도 괜찮아요. 덜 봐도 괜찮고요. 오히려 그게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거예요.

올해는 ‘느리게’ 여행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일정표를 빡빡하게 짜지 말고, 여유를 두세요. 계획에 없던 골목길을 걸어보기도 하고, 마음에 드는 카페에서 아무 생각 없이 한두 시간 보내보기도 하세요. 그게 진짜 여행이에요. 여러분만의 페이스로, 여러분만의 방식으로 여행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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