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부터 딱 4년이었습니다.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아도 기본 세율만 내면 됐던 ‘황금 유예 기간’이 오는 5월 9일을 끝으로 막을 내립니다. 정부는 이번만큼은 연장 없다는 입장을 재차 못 박았고,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는 2월 12일 ‘보완 방안’을 공식 발표하며 일몰을 기정사실화했습니다.
문제는 세금이 ‘조금’ 오르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5월 10일 이후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양도하면 기본세율에 최대 30%포인트가 추가되고, 10년을 보유해도 받을 수 있었던 장기보유특별공제(최대 30%)가 완전히 사라집니다. 지방소득세를 포함하면 실질 최고세율이 82.5%에 달해, 5억 원을 벌어도 손에 쥐는 돈이 1억 5천만 원도 안 될 수 있습니다.
달력을 보면 5월 9일까지 한 달 남짓 남았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설마 또 연장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은 지금 당장 버려야 합니다.
유예 종료, 정확히 무슨 뜻인가
2022년 5월, 정부는 당시 급등한 집값을 잡고 시장 매물을 유도하기 위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적 배제’ 조치를 시행했습니다. 쉽게 말해, 원래대로라면 내야 할 징벌적 세율 대신 일반인과 같은 기본세율(6~45%)만 내면 집을 팔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것입니다.
이 조치가 2026년 5월 9일을 마지막으로 종료됩니다. 정부 여당은 아예 중과세 제도를 폐지하자는 입장이지만, 이는 국회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입니다. 현재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 동의를 얻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고, 이에 따라 정부는 법 개정 없이 시행령 개정으로 처리할 수 있는 유예 조치를 예정대로 종료하는 방향을 택했습니다.
결론적으로, 5월 10일 이후 잔금을 받으면 중과세를 피할 수 없습니다. 단, 정부는 매도 의지가 있는 다주택자를 위해 ‘계약 기준 보완’ 이라는 퇴로를 열어두었습니다.
세금이 얼마나 달라지나 — 세율 시뮬레이션
숫자로 보지 않으면 체감이 안 됩니다.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자가 양도차익 5억 원짜리 주택을 팔 경우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유예 기간 내(~2026.05.09) 양도 시
- 적용 세율: 기본세율 (최고 45%)
- 장기보유특별공제: 10년 보유 시 최대 30% 공제 적용
- 과세표준: 약 3억 5천만 원
- 세금 총액 (지방세 포함): 약 1억 2천만 원 내외
유예 종료 이후(2026.05.10~) 양도 시
- 적용 세율: 기본세율 + 20%p 중과 (최고 65%)
- 장기보유특별공제: 완전 배제 (0원)
- 과세표준: 5억 원 전액
- 세금 총액 (지방세 포함): 약 3억 2천만 원 이상
같은 집을 팔아도 세금이 약 2억 원 이상 차이납니다. 3주택 이상이라면 기본세율에 30%p가 가산되므로 격차는 더 커집니다. 10년을 갖고 있어도 공제 혜택이 ‘0원’이 되는 구조, 이것이 중과 부활의 본질입니다.
핵심 규칙: ‘계약일’이냐 ‘잔금일’이냐
가장 많은 분이 헷갈려하는 부분입니다. 원칙적으로 양도세는 잔금일(또는 등기 접수일 중 빠른 날)을 기준으로 적용 여부가 결정됩니다. 그러나 정부는 실거래 현실을 감안해 ‘계약 기준 보완’을 시행했습니다.
핵심 규칙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계약 기준 적용 가능 조건
- 5월 9일까지 매매 계약 체결 + 계약금 지급 이력이 있어야 합니다.
- 잔금 기한은 지역별로 다르게 적용됩니다.
지역별 잔금 유예 기한
-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용산구: 계약일로부터 4개월 이내 잔금 완료
- 2025년 10월 16일 신규 지정 조정대상지역: 계약일로부터 6개월 이내 잔금 완료
- 그 외 조정대상지역: 계약일로부터 6개월 이내 잔금 완료
즉, 5월 9일(토요일)이 데드라인인데, 5월 9일이 토요일이라도 5월 11일(월)에 잔금을 치르면 혜택을 받을 수 없습니다. 세법상 ‘5월 9일’이라는 날짜 자체가 기준이며, 주말이라도 기한 연장 특례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 점은 반드시 유의하세요.
또한 세입자가 있는 주택을 매도하는 다주택자를 위해, 2026년 2월 12일 이전에 체결된 임대차계약의 최초 계약 종료일까지 실거주 의무가 유예됩니다. 다만 2028년 2월 11일까지는 반드시 입주해야 합니다.
지금 당장 해야 할 Action Plan
① 매도 대상 자산 우선순위 정리
양도차익이 많은 주택일수록 세금 차이가 극대화됩니다. 반대로, 양도차익이 적거나 아예 손해가 나는 ‘못난이 매물’(지방 외곽, 수익성 낮은 주택)부터 정리하면 주택 수를 줄이면서 남은 ‘똘똘한 한 채’의 비과세·장기보유 혜택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어떤 집을 먼저 파느냐’가 절세의 80%입니다.
② 3~4월 안에 계약금 입금까지 완료
단순히 계약서를 쓰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계약금 지급 사실이 입증돼야 합니다. 매수자를 찾고, 조율하고, 계약금까지 받으려면 4월 말까지는 매물을 내놓아야 안전합니다. 급매물이 쏟아지는 지금 시점은 오히려 가격 협상력이 있는 매수자에게 유리한 시장입니다.
③ 비조정지역 주택은 전략적으로 보유 가능
중과세는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에만 적용됩니다. 비조정지역(지방 대부분, 수도권 일부 비규제지역) 주택은 5월 이후에 팔아도 기본세율이 적용되고, 장기보유특별공제도 그대로 받을 수 있습니다. 규제지역 자산을 먼저 처분하고, 비규제지역 자산을 보유하다가 최종적으로 비과세 혜택을 노리는 전략이 효과적입니다.
④ 매도 대신 증여 검토
핵심 입지 주택을 보유한 자산가라면, 무리해서 급매로 처분하기보다 자녀 증여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증여세는 일시에 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자녀가 수증 후 거주하면서 향후 비과세 요건을 갖추는 장기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증여 시점의 기준시가와 향후 양도 계획을 함께 계산해야 합니다.
⑤ 일시적 2주택자는 ‘중과 제외’ 여부 재확인
이사, 상속, 결혼으로 인한 일시적 2주택자는 중과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기존 주택 처분 기한(3년 이내)이 남아 있다면, 이 요건에 해당하는지 세무사와 반드시 확인하세요.
주의할 점 / 리스크
“연장될 거야”라는 기대 자체가 가장 큰 리스크입니다. 과거 수차례 연장됐던 전례가 있어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 막연히 기대하는 분이 많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2월에 공식 보완 방안을 발표하면서 일몰 종료를 사실상 확정했고, 이재명 대통령은 “부동산 불패 신화는 끝났다”며 징벌적 과세 정상화를 공개적으로 예고했습니다. 정치적 신호가 이 정도면 ‘설마’는 위험한 도박입니다.
매도를 서두른다고 손해 보는 것도 경계해야 합니다. 5월이 다가올수록 급매물 경쟁이 심화되면서 매수자가 더 싼 가격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지금처럼 매물이 증가하는 시점에 호가를 고집하다가 타이밍을 놓치는 것보다, 적정 가격에 빠르게 거래를 완료하는 것이 세후 수익을 극대화하는 길입니다.
중과 부활 이후 시장 왜곡도 고려해야 합니다. 5월 10일 이후에는 급매물이 급감하면서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될 수 있습니다. 팔고 싶어도 세금 때문에 못 파는 상황이 되면, 오히려 핵심 입지 아파트는 매물 희소성으로 가격이 유지되거나 오를 수도 있습니다. 무주택자와 1주택자에게는 역설적으로 상급지 매수 기회가 지금, 즉 3~4월에 집중돼 있는 이유입니다.
마무리하며
2026년 5월 9일은 부동산 세금의 판이 바뀌는 날입니다. 4년간 열려 있던 다주택자의 ‘안전한 탈출구’가 닫힙니다. 이 흐름에서 자산을 지키는 방법은 하나입니다. 지금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내 상황에 맞는 전략을 세우는 것입니다.
세금은 아는 사람이 아끼고, 모르는 사람이 냅니다. 내가 보유한 주택이 조정대상지역인지, 양도차익은 얼마인지, 세입자 상황은 어떤지를 먼저 파악한 뒤 세무사와 반드시 구체적인 시뮬레이션을 해보시길 권합니다. 지금 움직여야 선택지가 있습니다. 자산을 지키는 마지막 기회, 놓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출처: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금융위원회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보완방안’(2026.02.12), 정책브리핑 공식 발표(2026.02.13), 이투데이·한국AI부동산신문 보도(2026.02.19), 국세청 소득세법 시행령 입법예고(2026.02)
이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모든 투자 및 금융 결정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세금·법률 관련 사항은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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