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부동산 카페에서 재밌는 댓글을 봤습니다. "강남 집값 잡겠다더니 우리 동네만 뛰네요"라는 성북구 주민 글이었는데, 공감 댓글이 200개 넘게 달려 있더라고요. 실제로 숫자를 찾아보니 그 말이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이 8월 20일 발표한 8월 셋째 주(8월 17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2% 올라 전주(0.21%)와 비슷한 상승폭을 유지했습니다. 서울은 이번 주로 80주 연속 상승을 이어갔는데, 이건 문재인 정부 시절 최장 연속 상승 기록인 85주에 바짝 다가선 수치입니다. 그런데 정작 서초구(-0.09%)와 강남구(-0.05%)는 2주 연속 하락했습니다.

강남만 왜 유독 빠지나
이번 하락은 8월 3일 세제개편안과 8월 13일 부동산시장 안정종합대책 발표 이후 나타난 흐름입니다. 비거주 1주택자와 고가 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을 늘리는 내용이 담기면서, 초고가·비거주 주택을 보유한 소유주들 사이에서 관망 분위기가 뚜렷해졌습니다. 서초구는 잠원·반포동 재건축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강남구는 대치·개포동을 중심으로 낙폭이 커졌습니다. 부동산 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8월 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 5,252건으로, 초고가·비거주 주택 소유주를 겨냥한 세제개편이 매물 출회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전세시장에서도 비슷한 균열이 감지됩니다. 서초구 전세가격은 지난해 9월 둘째 주 상승 전환 이후 49주 만에 약세로 돌아섰고, 강남구도 2주째 내림세입니다.
반대로 뛰는 지역들
강남3구가 주춤하는 사이, 서울 외곽과 경기 일부 지역은 오히려 상승폭을 키웠습니다. 서울에서는 강북 14개구가 0.30% 올라 강남 11개구(0.14%)보다 상승폭이 훨씬 컸습니다.
- 성북구: 0.45%(서울 최고 상승률)
- 중랑구: 0.44%
- 서대문구: 0.44%
- 중구·강북구: 각각 0.41%
경기 지역에서도 광명(0.40%→0.47%), 군포(0.27%→0.42%), 의왕(0.29%→0.39%) 등이 오름폭을 키웠습니다. 전세시장 역시 성북구(0.37%), 강북구(0.37%), 도봉구(0.36%), 노원구(0.35%) 등 강북권이 강세를 주도했습니다.

KB부동산 월간 통계로 보면 더 뚜렷합니다
8월 23일 발표된 KB부동산의 8월 전국주택가격동향(8월 10일 기준)을 보면 이 흐름이 한 달 단위로도 확인됩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1.14% 올라 지난달(1.05%)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는데, 상승률 1위는 중랑구로 2.25%를 기록하며 2개월 연속 서울 1위를 지켰습니다. 이어 성북구 2.08%, 노원구 1.95%, 종로구 1.94%, 강서구 1.86% 순이었습니다. 경기에서는 수원 영통구(2.85%), 용인 수지구(2.76%), 화성 동탄구(2.61%)가 강세를 이어갔습니다.
이게 풍선효과라는 건가요
한국부동산원은 시장 참여자들의 관망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역세권과 대단지 등 정주여건이 양호한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 계약이 체결되며 서울 전체 가격이 오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흐름이 전형적인 풍선효과에 가깝다고 봅니다. 규제와 세부담이 특정 지역(강남3구)에 집중되자, 자금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강북권·경기 외곽으로 옮겨가면서 그 지역 가격을 밀어올리는 구조입니다.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 관계자도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매도를 결심한 1주택자들의 자금이 중저가 단지로 흘러가는 흐름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지금 집을 알아보고 있다면 — 액션 플랜
- 강남3구 매수를 고려 중이라면, 세제개편 이후 나온 급매물 중 실거주 목적에 맞는 매물이 있는지 가격 조정 폭을 눈여겨보시길 권합니다.
- 중저가 실거주 목적이라면 이미 상승폭이 커진 성북·중랑·노원 같은 지역보다, 아직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작은 인근 지역을 함께 비교해보는 게 좋습니다.
- 전세를 구하고 계시다면 강북권 전세가격도 함께 오르고 있는 만큼, 매매와 전세 갭이 좁혀지는 지역인지 확인해보세요.
- 경기 남부권(수원·용인·화성)처럼 이미 급등한 지역은 추가 상승 여력과 피로도를 함께 고려해서 접근하시길 권합니다.
리스크는 없을까
풍선효과로 오른 지역의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불확실합니다. 규제가 특정 지역에 집중된 결과로 나타난 상승인 만큼, 정부가 추가로 규제지역을 확대하거나 세부 대책을 손질하면 흐름이 다시 바뀔 수 있습니다. 실제로 화성 동탄구는 7월 6.25%라는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가 8월 들어 상승폭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런 급등 후 둔화 패턴이 다른 지역에서도 반복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서울 전체가 80주 연속 상승하며 문재인 정부 시절 최장 기록(85주)에 근접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입니다. 상승세가 오래 이어질수록 조정 압력도 함께 쌓일 수 있는 만큼, 지금의 강세만 보고 무리한 매수에 나서기보다는 본인의 자금 계획과 실거주 여부를 우선 따져보시는 게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
마무리하며
강남 잡으려던 규제가 오히려 강북과 경기 외곽 집값을 밀어올리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부동산 정책의 풍선효과가 이번에도 예외 없이 작동하는구나 싶었습니다. 여러분 동네는 요즘 어떤 흐름인가요? 규제와 풍선효과 사이에서 각자의 상황에 맞는 판단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습니다.
이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모든 투자 및 금융 결정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세금·법률 관련 사항은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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