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0일 아침, 부동산 커뮤니티가 조용히 술렁였습니다. 4년간 유지되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전날 자정을 기점으로 끝났거든요. 저도 지인 중에 2주택자가 여럿 있는데, 다들 “이미 늦었다”는 말을 반복하더라고요. 그런데 막상 데이터를 들여다보니, 시장은 예상과 다르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팔아야 하나, 버텨야 하나, 아니면 증여로 돌려야 하나. 재시행이 된 지금 시점에서 상황을 정리해봤습니다.
5월 10일부터 정확히 무엇이 바뀌었나

2022년 5월 10일 첫 유예가 시작됐으니 꼭 4년 만입니다. 그동안 연장에 연장을 거듭했는데, 이재명 대통령이 올해 1월 “더는 연장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으면서 데드라인이 확정됐어요.
달라진 핵심 내용은 이렇습니다.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가진 다주택자라면 기본 양도소득세율에 중과세율이 얹힙니다.
| 보유 주택 수 | 기본세율 | 중과 가산 | 지방소득세 포함 최고세율 |
|---|---|---|---|
| 2주택자 | 6~45% | +20%p | 최고 71.5% |
| 3주택 이상 | 6~45% | +30%p | 최고 82.5% |
그리고 중과 구간에서는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도 적용이 안 됩니다. 이게 진짜 핵심입니다. 10년 이상 보유한 집이라면 장특공으로 최대 80%까지 공제를 받을 수 있는데, 중과가 적용되는 순간 그 혜택이 0이 되는 거예요.
세무법인 자료를 보면, 서울 소재 15년 이상 보유 2주택자가 같은 주택을 5월 9일 이전에 팔았을 때와 5월 10일 이후에 팔았을 때 세액 차이가 수억 원까지 벌어질 수 있습니다. 물론 양도가액과 취득가액에 따라 다르지만, 규모가 클수록 차이는 더 커집니다.
시장이 예상과 다르게 움직이는 이유
중과가 재시행되면 다주택자들이 부랴부랴 팔려고 매물을 내놓을 거라고 많이들 예상했습니다. 실제는 반대에 가깝습니다.
5월 10일 이후 규제지역 아파트 매물이 오히려 줄었다는 현장 보고가 나오고 있어요. 다주택자 입장에서 계산하면 단순합니다. 팔면 세금 폭탄, 버티면 집값 상승 기대. 결국 ‘팔지 않겠다’는 선택이 많아진 거죠.
그 대신 터진 게 증여입니다. 4월 서울 집합건물 증여 등기가 1,980건으로 전달보다 47% 급증했습니다. 3년 4개월 만에 최대치입니다. 왜 증여냐면, 증여는 양도가 아니기 때문에 양도소득세가 없습니다. 대신 증여세와 취득세를 냅니다.
증권가에서는 이런 식으로 분석합니다. 강남·마포·용산 같은 핵심 지역 다주택자들은 양도차익이 크고 장기 보유 가치가 높은 아파트는 자녀에게 넘기고, 차익이 상대적으로 적은 경기권·수도권 외곽 주택은 팔아서 정리하는 전략입니다. 그러니 핵심지에서는 매물이 더 잠기고, 외곽에서만 조금씩 매물이 나오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거예요.
증여, 실제로 유리할까 — 숫자로 따져보면
증여가 무조건 낫다는 건 아닙니다. 증여도 세금이 있어요.
조정대상지역 내 시가 3억 원 이상 주택을 자녀에게 증여하면 수증자(받는 사람)에게 취득세 12%가 부과됩니다. 단, 1세대 1주택자가 배우자·직계존속에게 증여할 경우엔 기본세율 3.5%가 적용됩니다.
증여세는 별도로 계산합니다. 10년 합산 공제 기준으로 성인 자녀에게는 5,000만 원까지 공제됩니다. 그 초과분에 대해 10~50% 누진세율이 적용됩니다.
아래 시뮬레이션을 보면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
[사례] 서울 강남 아파트 시가 15억, 취득가 4억, 15년 보유 2주택자
| 항목 | 매도(5월 10일 이후) | 증여 |
|---|---|---|
| 양도차익 | 11억 | — |
| 장기보유특별공제 | 0 (중과 배제) | — |
| 양도세 (지방세 포함) | 약 7억~8억 원대 | 0 |
| 증여세 (자녀 1인 기준) | — | 약 4억~5억 원대 |
| 취득세 (수증자) | — | 약 1억 8천만 원 (12%) |
| 합계 세부담 | 약 7억~8억 | 약 5억~7억 |
※ 개인 상황(보유세 납부 이력, 다른 공제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지므로 반드시 세무사와 상담하세요.
숫자만 보면 증여가 유리해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증여받은 자녀가 나중에 그 집을 팔 때는 증여 당시 시가가 취득가가 됩니다. 미래 양도세까지 고려한 총비용 계산이 필요합니다.
지금 다주택자 선택지는 세 가지

중과 재시행 이후 다주택자에게 남은 선택지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① 버티기 (보유 유지)
팔지 않으면 양도세는 없습니다. 보유세(재산세·종부세)만 계속 냅니다. 서울 공급 절벽이 지속되고 있고, 핵심 지역은 장기적으로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면 버티는 선택이 합리적일 수 있어요. 단, 금리가 다시 오르거나 경기가 꺾이면 버티기의 비용도 커집니다.
② 증여 (절세형 자산 이전)
핵심 지역 고가 주택에 유리합니다. 다만 수증자에게 취득세 12%가 발생하고, 자녀의 자금 능력과 향후 처분 계획까지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정부가 가족 간 저가 거래에 대한 세무조사를 강화하고 있으니 시가 기준으로 정직하게 진행해야 합니다.
③ 일부 정리 (저차익 물건 우선 매도)
차익이 작고 상승 여력이 낮은 외곽 물건부터 파는 전략입니다. 중과세율이 적용돼도 절대 세액이 크지 않다면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주택 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2주택에서 1주택으로 줄이면 이후 핵심 주택 매도 시 1세대 1주택 비과세 혜택도 노릴 수 있습니다.
④ 임대사업자 등록 검토
장기일반민간임대주택으로 등록하면 요건 충족 시 양도세 중과 배제를 받을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2020년 이후 단기임대와 아파트 장기임대가 폐지됐고, 요건이 까다로워졌으므로 전문가 확인이 필수입니다.
1세대 1주택자도 영향 있다 — 장특공 개편 논의
다주택자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1세대 1주택자의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논의도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현행 1주택 장특공은 보유 기간에 따라 최대 80%까지 공제됩니다. 이 구조를 ‘거주 기간 요건’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손보겠다는 논의가 국회에서 나오고 있어요. 아직 확정은 아닙니다만, 만약 개편된다면 실거주 없이 보유만 한 1주택자의 세부담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실거주 의무 유예 조치와 엇갈리는 느낌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한쪽에선 임차인이 있는 주택 매수자의 실거주 의무를 최대 2028년까지 늦춰주면서, 다른 쪽에선 실거주 요건을 더 강화하겠다는 방향이니까요.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어떻게 정리되느냐에 따라 내년 부동산 시장이 또 한 번 흔들릴 것 같습니다.
지금 당장 매각이나 증여를 결정하지 않더라도, 내 보유 물건 중 어느 게 핵심이고 어느 게 정리 대상인지는 구분해두는 게 맞습니다. 저도 주변에서 “일단 버티자”는 말을 많이 듣는데, 버티기도 전략이지만 무계획적인 버티기는 전략이 아니거든요.
앞서 작성한 서울 전세 공급 절벽, 다주택자 주담대 만기연장 금지 글도 참고하시면 지금 시장을 입체적으로 보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 글은 부동산 매수·매도·증여를 권유하는 것이 아닙니다. 세금은 개인의 보유 현황, 거주 기간, 소득 수준에 따라 크게 달라지므로 반드시 세무사·법무사 등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시장 상황과 정책은 언제든 변경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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