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글에서 공정시장가액비율 이야기를 다뤘던 게 얼마 안 됐는데, 이번 주에 훨씬 더 구체적인 내용이 나왔더라고요. 어제(30일) 아침 여당과 정부가 국회에서 비공개로 만나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막판 조율했다는 기사를 보고, 이번엔 그 내용을 좀 더 자세히 파봤습니다.
종부세 과세 기준이 통째로 바뀔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종합부동산세는 기본적으로 '몇 채를 갖고 있느냐(보유 주택 수)'를 기준으로 세율이 갈렸습니다. 2주택자, 3주택 이상 다주택자에게 중과세율을 적용하는 방식이었죠. 그런데 이번 개편에서는 이 기준을 '주택자산 합산가액', 그러니까 갖고 있는 주택들의 가격을 다 합친 금액을 기준으로 바꾸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지방에 저가 주택 2채를 가진 사람과 서울 강남에 고가 주택 1채를 가진 사람 중, 지금까지는 전자가 다주택자라서 더 불리했다면 앞으로는 실제 자산 가치를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겠다는 방향이에요. 저는 이 대목이 상당히 합리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주택 수만 보고 세금을 매기다 보니 지방 저가주택 여러 채를 가진 실수요자와 서울 똘똘한 한 채를 가진 자산가가 같은 잣대로 묶이는 문제가 있었거든요.

초고가 주택 기준선, 공시가격 30억 원이 유력합니다
당정은 이번 개편안에 초고가 주택의 기준선을 명확히 정해서 종부세와 1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에 반영할 계획입니다. 거론되는 기준은 공시가격 30억 원인데, 이 정도면 실거래가로는 40억 원대에 해당하는 수준이에요. 당국은 실수요자를 최대한 보호하면서 투기 목적 보유를 억제할 수 있도록, 종부세 부담을 높일 초고가 주택 기준을 놓고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정리하면 방향은 이렇습니다. 실거주 목적의 일반 주택은 세 부담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낮추고, 초고가 주택은 보유세를 높이면서 양도차익도 억제하는 쪽이에요. 이른바 '똘똘한 한 채'에 과도한 세제 혜택이 쏠리지 않도록 장기보유특별공제 한도를 조정하는 방안도 함께 거론되고 있습니다. 예전에 다뤘던 공정시장가액비율 이야기가 '세금을 얼마나 빨리, 쉽게 올릴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이었다면, 이번 내용은 '누구한테 더 걷을 것인가'에 대한 답에 가깝습니다.
재산세와 종부세 일원화 논의도 나왔습니다
당정협의 과정에서 나온 의견 중에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아예 일원화하자는 제안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재산세(지방세)와 종부세(국세)가 별도 체계로 운영되는데, 이 둘을 합치면 과세 구조가 훨씬 단순해질 수 있다는 취지예요. 다만 이건 아직 여러 의견 중 하나로 거론되는 수준이라, 실제로 이번 개편안에 담길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여당 내부에서도 온도차가 있습니다. 초고가 주택 보유세 인상에는 공감하면서도 거래세는 대폭 낮춰야 한다는 의견, 공급대책을 늘리고 수요억제책은 원점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다양하게 나오고 있어요. 저번 글에서 다뤘던 것처럼 거래세는 전면 완화보다 갈아타기·일시적 2주택 같은 좁은 통로 위주로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는데, 이번 당정협의에서도 비슷한 기류가 이어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발표 시점이 7월 말에서 다음 달 초로 살짝 밀렸습니다
애초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7월 말 발표를 목표로 한다고 여러 차례 밝혔었는데, 30일 당정협의 이후 다음 달 초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8월 초로 며칠 정도 늦춰진 셈이에요. 그만큼 종부세 과세기준 전환이나 초고가 기준선처럼 파급력이 큰 사안들을 놓고 여야, 그리고 여당 내부에서도 막판까지 조율이 필요했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야당에서는 "세금으로 집값을 못 잡는다"며 정부의 부동산 정책 전반을 비판하고 있지만, 정부는 보유세 개편 등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한 상태입니다. 발표가 며칠 늦춰졌다고 해서 정책 방향 자체가 바뀔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세부 수치나 적용 시점은 확정 발표 전까지 계속 지켜보셔야 할 것 같아요.
이번 개편으로 영향받을 수 있는 분들의 체크리스트
- 다주택자라면 보유 주택 합산가액이 어느 구간에 해당할지 미리 계산해보기
- 공시가격 30억 원 근처 고가 주택 보유자라면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영향 살펴보기
- 지방 저가주택 다주택자라면 과세기준 전환으로 오히려 유리해질 수 있는지 확인하기
- 실거주 1주택자는 세 부담 유지·완화 방향이 유력하니 과도하게 불안해하지 않기
- 8월 초 공식 발표 이후 최종 확정안을 다시 한번 꼼꼼히 확인하기
리스크와 주의할 점
이 글에서 다룬 내용은 30일 당정협의를 전후로 보도된 검토안이며, 실제 8월 초 발표되는 확정안과는 세부 내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초고가 주택 기준선(공시가격 30억 원)이나 종부세 과세기준 전환 여부는 아직 시뮬레이션과 조율 단계에 있는 사안입니다. 실제 절세 전략이나 매수·매도 판단을 내리기 전에는 반드시 공식 발표 내용을 확인하고 세무 전문가와 상담하시길 권해드립니다.
여러분은 이번 종부세 과세기준 전환, 주택 수 기준보다 합리적이라고 보시나요? 저는 발표 전까지 제 보유 자산의 합산가액부터 한번 계산해보려고 합니다.
이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모든 투자 및 금융 결정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세금·법률 관련 사항은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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