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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다들 AI·반도체 산다는데, 요즘 서학개미들은 국채를 사들이고 있다는 게 무슨 뜻일까요

by 지혜로운부자 2026.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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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주식 하는 대학 후배가 단체 채팅방에 스크린샷을 올렸습니다. 본인 해외증권 앱 순매수 순위에 낯선 티커가 1위로 떠 있다면서요. 'SGOV'라는 상품이었는데, 저도 처음 보는 이름이라 뭔가 했더니 미국 초단기 국채에 투자하는 ETF였습니다. 다들 요즘 AI다 반도체다 하는 종목만 사는 줄 알았는데, 서학개미들이 3주 연속 이 ETF를 가장 많이 사들이고 있다는 걸 알고 나니 뭔가 심상치 않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3주째 1위, 그런데 반도체는 대량으로 팔고 있습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 이른바 서학개미들은 9월 들어 8일까지 미국 주식시장 상장 종목 중 아이셰어즈 0-3개월 미국국채 ETF(SGOV)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습니다. 순매수액은 9,731만 6,683달러, 우리 돈으로 약 1,304억 원 규모였어요. 그 전주인 8월 29일부터 9월 4일까지도 1억 1,015만 달러(약 1,481억 원)를 사들이며 메타 플랫폼스나 알파벳 같은 대형 기술주보다 많은 순매수를 기록했습니다. 8월 28일부터 9월 3일 사이에도 9,296만 달러(약 1,256억 원)가 순매수되며 1위에 올랐고요. SGOV는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순매수 21위에 머물던 상품이었는데, 불과 몇 주 사이에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담는 종목으로 올라선 겁니다.

이와 정반대로 팔려나간 게 반도체 관련 상품입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등락폭을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 'SOXL'에서는 같은 기간 약 1조 4,938억 원이 빠져나갔습니다.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시장에서 매도한 금액 중 가장 큰 규모였어요. 다만 9월 들어서는 다시 순매수로 돌아서는 등 반도체 관련 매매가 일관되게 한 방향으로만 흐른 건 아니었습니다.

왜 갑자기 국채로 피신했을까

배경으로 꼽히는 건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입니다.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탄탄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연방준비제도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오히려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거예요. 여기에 최근 몇 주간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급등했던 것도 영향을 줬습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금리 인상 우려가 커지면서 금리 변동에 민감도가 낮고 유동성이 높은 만기 3개월 이하 국채 ETF가 투자자들에게 피난처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SGOV가 매력적인 이유는 구조에 있습니다. 만기 3개월 이하의 초단기 미국 국채에만 투자하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더라도 국채 가격이 거의 떨어지지 않아요. 게다가 국채 이자가 매달 분배금 형태로 지급돼서, 현금을 잠시 묻어뒀다가 필요할 때 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일종의 파킹통장처럼 활용하기에 적합합니다. 실제로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이런 흐름에 맞춰 미국 단기 채권을 담은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는데, 'KODEX 머니마켓액티브'와 'TIGER 머니마켓액티브'에도 각각 5,320억 원, 3,040억 원의 자금이 몰렸다고 합니다.

시기(조회 기준) SGOV 순매수액 비고
8/28~9/3 약 1,256억 원 서학개미 순매수 1위 첫 등극
8/29~9/4 약 1,481억 원 메타·알파벳보다 많은 순매수
9월 1일~8일 약 1,304억 원 3주 연속 순매수 상위권 유지
SOXL(반도체 3배 레버리지) 약 1조 4,938억 원 순매도 국내 투자자 최대 매도 종목

완전히 발을 뺀 건 아닙니다

다만 이걸 '서학개미가 성장주를 포기했다'는 신호로만 읽기는 어렵습니다. 메타 플랫폼스는 실적 발표를 앞두고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다시 들어왔고, 브로드컴이나 알파벳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오히려 반도체 개별 종목이나 지수 3배 레버리지처럼 변동성이 큰 상품 비중을 줄이고, 그 자금 일부를 단기 안전자산으로 옮겨 현금성 자산 비중을 높이는 리밸런싱에 가까운 움직임으로 보입니다. 시장이 불안할 때 일단 안전한 곳에 자금을 묻어두고 상황을 지켜보다가, 기회가 오면 다시 이동시키려는 대기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에요.

액션 플랜

  1. 본인 해외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변동성이 큰 레버리지 상품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먼저 점검해보세요.
  2. SGOV 같은 초단기 국채 ETF는 원금 손실 위험이 낮은 대신 수익률도 예금 금리 수준에 가깝다는 점을 이해하고, 투자 목적이 아니라 대기 자금 운용 수단으로 접근하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3. 이달 예정된 미국 FOMC 결과를 확인하고, 금리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본인이 보유한 성장주·레버리지 상품에 미칠 영향을 미리 가늠해보세요.
  4. 국내 자산운용사가 내놓은 머니마켓 액티브 상품처럼, 원화로 비슷한 성격의 단기 안전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대안도 함께 비교해보세요.
  5.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종목은 매주 바뀌는 흐름이니, 특정 주에 나온 통계 하나만으로 장기 투자 전략을 바꾸기보다는 몇 주간의 추세를 함께 살펴보세요.

리스크

서학개미의 순매수 동향은 특정 기간의 자금 흐름을 보여줄 뿐, 향후 시장 방향을 확정적으로 예측하는 지표는 아닙니다. SGOV 같은 초단기 국채 ETF도 환율 변동에 따른 원화 환산 손익 위험은 그대로 남아 있고, 미국 기준금리 인상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전망일 뿐입니다. 특정 자산으로의 자금 쏠림을 그대로 따라가기보다는, 본인의 투자 목적과 위험 감내 수준에 맞춰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후배는 결국 SGOV를 조금 담아보기로 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아직은 지켜보는 중입니다. 여러분 해외투자 계좌는 요즘 어떤 흐름인가요?

이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모든 투자 및 금융 결정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세금·법률 관련 사항은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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